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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만추 감상기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였는지 물건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다가 바보짓 숱하게 하고 이제 조금씩 제정신이 돌아오는 듯 하다. 물건이라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인데 왜 이렇게 집착하고 미련을 갖는지 모르겠다. 핸드폰 일시정지한 다음에 마법이 풀려 버렸나보다.

그제 저녁에 만추를 감상했다. 원작이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작년에 개봉한 만추 리메이크작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훌륭한 작품으로 보인다. 약간은 지루할지 모르지만 이야기 흐름도 자연스럽고 배우들의 연기도 볼만하다. 특히 탕웨이의 연기는 정말 훌륭했다. 무표정한 모습을 감독이 주문한 듯한데 시종일관 무표정한 모습임에도 각각 다른 느낌의 무표정한 세트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훌륭한 얼굴까지. 아. 알흠다워라.

죄수의 신분으로 어머니 상으로 잠시 사회에 나온 애나와 여자를 만족시키며 생계를 꾸리는 훈의 늦은 가을 사랑이야기가 기본 줄거리이다. 훈은 고객 중 한명인 누나에게 돈을 요구하고 무서운 남편의 아내였던 누나는 쫓기는 신세에서도 훈에게 돈을 전해주는 모성애?!와 같은 사랑을 보여준다. 훈은 여자들의 마음을 잘 아는 자신의 주특기를 이용해서 여자들을 성실히 만족시킨다. 3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 질수 있을지 호기심이 일었지만 실상 현실에서는 조금 버거울 수 있는 전개가 이어진다. 영화가 끝나고 애나와 훈이 서로를 사랑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자신이 쫓기고 있는 상황에서 도망가지 않고 애나와의 마지막 작별인사를 선택하는 훈의 모습이나 형기를 마치고 훈이 자신에게 한 말을 기억하고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기다리는 애나의 모습은 소년소녀 같은 수줍은 고백처럼 보이기도 한다.

별로 대단한 이야기는 없다. 하지만 화면이 아름답고 인물 심리묘사가 좋았다. 잔잔한 산책같은 영화를 좋아한다면 재밌게 즐길 수 있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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